휴가 여행기 세비야1 2014/04/02 22:59 by silentminority

일어나 반쯤열린 창너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나서네,낯설 돌길위 가게를 지나 눈앞에 펼쳐진 아침을 보다가니가 떠올라 그렇게  떠올라 이 먼 곳에서 널 발견 하게되맘이 아려와 그렇게 아려와 도망 치듯이 지구 반대편의 나 한숨이나오네이한철 순간의 기록 앨범 <세비야>
본과 2학년 봄이 었고 시험기간 이었다
봄이구나, 창밖이 따뜻해보인다  새로 단장한 동아리방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이노래를 들었다김영하의 여행자를 읽고   이한철의 순간의 기록을 들으며  이들은 얼마나 시간이 많으면 사십줄까지 이렇게 많은 도시를 다닌단 말인가, 살짝 한숨을 내쉬고 다시 도서관으로향했다5년이 지나 겨울휴가를 앞두고 문득 그 노래가, 그 때 그 동방에서 중얼거리던 기억이 났다친구에게 말했다. 스페인으로 가자. 기왕이면 세비야로 가자세비야? 거기 뭐가 있는데아무도 가지 않은 길 .따뜻한 날씨친구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어했고 나보다 긴 휴가를 쓰는 친구는 결국 이탈리아에서 포르투갈을 거쳐 세비야에서 만나기로 했다.
인천에서 두바이를 지나 마드리드를 거쳐 세비야로 가는 하루를 보내고아, 이렇게 긴여정은 젊을때 가야하는 거구나, 후회할때쯤마드리드 아토차 역에서 세비야 산타 후스타로 가는 기차안이 눈부시게 환하고 따뜻해서 불평이 점점 녹아 ㄴ내낼내린린다단

휴가 여행기 세비야 1 2014/04/02 22:51 by silentminority

일어나 반쯤열린 창너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나서네,낯설 돌길위 가게를 지나 눈앞에 펼쳐진 아침을 보다가니가 떠올라 그렇게  떠올라 이 먼 곳에서 널 발견 하게되맘이 아려와 그렇게 아려와 도망 치듯이 지구 반대편의 나 한숨이나오네이한철 순간의 기록 앨범 <세비야>
본과 2학년 봄이 었고 시험기간 이었다
봄이구나, 창밖이 따뜻해보인다  새로 단장한 동아리방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이노래를 들었다김영하의 여행자를 읽고   이한철의 순간의 기록을 들으며  이들은 얼마나 시간이 많으면 사십줄까지 이렇게 많은 도시를 다닌단 말인가, 살짝 한숨을 내쉬고 다시 도서관으로향했다5년이 지나 겨울휴가를 앞두고 문득 그 노래가, 그 때 그 동방에서 중얼거리던 기억이 났다친구에게 말했다. 스페인으로 가자. 기왕이면 세비야로 가자세비야? 거기 뭐가 있는데아무도 가지 않은 길 .따뜻한 날씨친구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어했고 나보다 긴 휴가를 쓰는 친구는 결국 이탈리아에서 포르투갈을 거쳐세비야에서 만나기로 했다.

극 장 劇 場 그래비티- 우주,알폰소 쿠아론, 중력의 무게 2013/12/01 16:28 by silentminority

산드라 블록,조지 클루니,에드 해리스 / 알폰소 쿠아론
나의 점수 : ★★★★★











어느 날, 지하철 역에서 붙은 홍보포스터를 보고, 동영상 예고편을 보느라 나는 지하철을 놓치고도 
두번이나 더 예고편을 더 보았습니다. 우주, 비행사, 알폰소 쿠아론..모든게 완벽한 조합이라 생각하고
개봉일 만을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중고교 시절  천문학,우주 탄생가설 등이 너무 재미있어 스크랩북을 만들고 과학잡지 뉴턴을 
스크랩하고 천체망원경을 보고 싶어 가입한 지구과학부 운동장에서 필터를 끼운 싸구려
망원렌즈로 달표면을 관찰하고 좋아하던 시절, 문득 그때 생각에  피식 웃으며 지하철을 타는 내내
머리속이 까맣게 물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믿고 보는 감독 알폰소 쿠아론이라니요. 

콘택트
조디 포스터,매튜 매커너히,제임스 우즈 / 로버트 저메키스
나의 점수 : ★★★★★











고독하게 유영하는 여자 비행사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는 콘택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영화는 내가 천문학 키드가 되는 데 일조한 영화였지요.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칼 세이건의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지의 영역으로서의 우주' 그리고 그 무한한 우주 너머에 
시간을 차원을 넘어 과거로, 무의식의 세계인 듯 자신이 그리워 하던 죽은 아버지를 만나게 되지요.
영화로서 가능한 아름답고 휘황한 우주의바다에서 가장 그리운 대상을 만나는 환타지. 
아울러 목사인 남자친구가 전하는 메세지는 더욱 의미심장하지요. 
"당신이 지구와의 교신이 끊어진 때에, 아무도 당신의 경험을 믿지 않았지만 
죽은 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이당신에게는 일어났다는 것을 당신은 알지요.
 과학자로서 늘 증명하고, 증명되는 것을 믿겠다했지요?
당신은 아버지를 사랑했어요. 
그렇다면 내게 그것을 증명해봐요. 
당신은 아무말도 못할거에요. 그래요, 당신이 유영한 우주를
나는 믿어요"

위대한 유산
에단 호크,기네스 팰트로우,앤 밴크로프트 / 알폰소 쿠아론
나의 점수 : ★★★
 









찰스디킨스의 고전을 영화로 만든 위대한 유산은 당시 OST-mono의 life in mono 와 
함께 크게 인기를 끌었었지요.
초록 드레스를 입은 기네스 펠트로는 더없이 아름다웠고 
소녀에서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여인이 되었을때 그녀를 끝까지 바라보고 있던 
소년의 두근거림 여인을 향한 순정, 아주 단순하고도  우직한 열정. 
에단 호크의 성장기를 보는 것도 참으로 좋았습니다.
알폰소 쿠아론은 단순한 플롯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에 참으로 재능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허블 3D
토니 마이어스
나의 점수 : ★★★★











그래비티의 예고편을 보고는 사실 처음에 허블 3D를 다시 개봉하는 줄 알았습니다. 
2011년, 조용히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영화로 실제 허블 탐사선에 우주비행사들의 일상과 
그들이 보는 은하계의 광경등, 특히 일출 장면은 특별한 영화적 효과 없이도 압도적이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나레이션도 없이 ( 당시 미국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한국 극장판은 
안철수 씨가 나레이션을 했던것 같네요) 퀘이사, 일출, 별의 탄생을 보여주는데 숨이 막히게 
압도적이었습니다. 3D 안경을 쓰고 영화 관람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휘청, 중력이 낯설다며
마치 우주 유영을 마치고 온것같다고 했었지요.

알폰소 쿠아론은 ,실제로 허블 3D 를 보고 이 영화를 기획했다고 했습니다.  
위대한 유산 처럼 그는 아주 단순한 플롯을 가지고도 묵직하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사실 글로 적자면 한줄로도 요약이 가능합니다
.-우주비행사의 지구귀환기-정도로 하면 될것같네요.
허블 3D는 소리없이 개봉하고 매니아 소장영화로 막을 내렸지만 
그래비티가 대중적으로도 흥행하고 호평도 얻은 것은
우주라는 배경을 블록버스터로서 잘 사용하고, 대기,암흑,화재, 물 등의 
소재를 통해 은유적인 방법으로 
중력,고요, 귀환, 소통등에 대해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고 봅니다. 
full 3D 촬영과  쨍하고 깨끗한 해상도 및   
무중력의 표현도 기술적으로 훌륭한 것 같습니다. 
(단 하나 산들라 블록의 머리칼이 마치 중력이 있는 것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은 것은 영화적 허용이라고 눈감아 주어도 될것같네요)

제목이 그래비티 이지만,

실제로 중력에 영향을 받는 장면은 단 5분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워 해도 돌아갈 수 없는 시간, 가장 소중한 존재를 상실했기에 
더이상 중력속에서 (혹은  만유인력처럼 서로를 끌어당기고 관계를 맺어가는 지구에서의 삶)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산들라 블록이 
다시금 인위적으로라도 끌어당겨 조지 클루니와 함께 살아남으려 했지만  
그마져도 무중력의 공간속에 떠나보내야 했을때
한번도 성공해본적없는 착륙을 미리 포기하고 눈감으려 했을때
그녀가 떠나온 별에서 낯선 타인과 소리로 다시 교신하며 울고,웃고하는게 가장 클라이막스가 아니었을까요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 우리가 회피하고 떠나온 것, 개인적이고 고독한 공간
 그보다 더 절실한것은 
 낯설고 두렵지만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었음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끔찍한 내면을 직면하게한 조지 클루니와 대화를 나누며 
 그녀가 다시 귀환을 하려 할때 나지막히 외치죠
 wanna go back,stop driving 
- 그녀는 퇴근후에도 마음둘 곳이 없으니 지구에서 정처없이 운전을 하던 습관이 있었다죠-

 자막에는 돌아가겠어 정도 였지만 (원작자가 의도하기로는 ) 가장 강렬한 대사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우주까지 온 목적이 결국은 정처없는 자기연민이었음을 깨닫도록,현실을 마주할 거울같은 힘을 
 실어준 존재가 있다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겠죠. 그 존재가  강철같은 의지와, 자기희생과, 유머와 
  여유 그리고 섹시한 미소까지 겸비한 조지클루니 라니 말이죠.
  
여튼 그래비티는 고요하지만 묵직하고, 강렬하고, 섬세하게  
기존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보다 기술적으로나 드라마 요소로 보나 가장  멋지게 구현한 영화였습니다. 

PS> 산들라 블록이 교신했던 아닌강은 알폰소 쿠아론의 spin off 로 이미 2012 년에 만들었던 단편영화라고 하네요.
       이누이트가 어느날 우연히 여자 비행사와 교신한다는 이야기...,
       http://www.youtube.com/watch?v=NGnDwM3AINQ
        그리고 그 목소리 출연이 산들라 블록이었다하니
       길고,촘촘한 구상작업이 있었기에 좋은 영화가 나왔나 봅니다.



병 동 病 棟 #2.응급실 일기 2013/09/19 03:12 by silentminority

명절이면 온가족이 모이고 잠잘데 없이 복작거리던 연휴의 그 기분좋은 혼잡함이 어느새 몇년째 멀어져간다.
1년 365일 회진을 도는 우리 병동,매일 출근한다는 사실이 직업인으로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이런 명절이면 생활인으로서, 한가정의 딸이자 동생이자 고모로서  조금은 서글프게 마련이다

커피한잔,아이스크림 한컵하자는 당직자들의 소소한 낭만을 꿈꾸며 응급실의 끊임없는콜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던 저녁 일곱시 반. 암부배깅-산소마스크를 통한 양압환기-을 하며
의식이 없는 5세 남아가 찾아왔다. 그리고, 오열하는 보호자의 얼굴이 참으로 낯익다.
아,동글이 아버지!
동글이는 지난 5월에 신증후군으로 입원했던,웃는얼굴이 천사같이 예뻤던 아이였는데
어린이날 외출할때도 24시간 소변검사를 위해 소변통을 들고 놀이공원가서 놀았다던
그 동글이가, 동공이 다 열리고 의식은 반혼수상태로 엄청난 토사물과 점점 느려지는 맥박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어레스트 방송이 나가고 응급실에 있는 주변 인력을 모아
석션 기관삽관 라인확보 그리고 심폐소생술 후, 겨우 맥박은 돌아왔고 아직도 열려있는 동공과
아무런 반응없는 아이를 암부백을 짜며 CT 를 찍으러 갔다.

그리고,이 사진은 CT실 유리벽으로 보고 짐작하였으되,참으로 인정하기 싫었던
단순히 질식으로 인한 의식저하가 아니라 뇌압상승으로 인한 구토와 흡인성폐렴을 강력히 시사하는,
뇌출혈 그것도 꽤 많은 양의 뇌내출혈과 뇌실출혈이 동반되어있었다.

초조해하는 아버지에게 중환자실 치료를 할 것이고, 수술과 처치는 신경외과 선생님과 상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다시 응급실로 갔다.  그렇게 동글이는 콧줄을 꽂고 입에는 기관삽관을 하고 목주변에는 중심정맥관을 꽂고
소변줄을 꽂고 팔에는 수액라인을 꽂고, 길다란 줄이 주렁주렁 온몸에 달린채 기계에 의존해 호흡을 연명하고 있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 무엇을 더 도와줄수 있을까,

의국사정으로 수술이 불가하다는 신경외과의 답변을 듣고 동글이는 결국 타병원으로 전원을 가게 되었고
역시나 낯익은 엄마.아기를 사랑하되, 병에대해 불안해하지 않던 씩씩하고 분별력있는 엄마도 연신 초조한 얼굴로
아기를 이송하는 앰불런스에 탄채 인사를 하고 떠나보냈다.
우리는 동글이를 보내주고 나서,예정보다 한참 늦게 당직실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들이켰고
동글이의 치료와  그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하고 헤어졌다

지금은 세벽세시
아마도 지금쯤 동글이는 수술방에서 나왔을까. ICU 에서 대기중일까.
눈앞에 아른거린다.
메마른 감성에 최근본 그 어떤 슬픈 영화보다 드라마보다 사진보다, 이 흑백의 CT 사진은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자러가야지,내일이오잖아,생각하면서도  자판을 두드리는 나는
여전히 동글이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신증후군으로 인해 혈전이 생겼고 이것이 뇌혈관을 막아 생긴 출혈일까
원래 모르고 있던 뇌내 혈관 기형이 터진 것일까

검색하고 찾아보아도 영 시원치가 않다.

동글이를 치료하는,그 모든 성장과 남은 삶을 책임지실 하나님이 이밤에 이새벽에도 깨어서 지키실 것을 기대하며
잠을 청하러 간다. 내일, 아니 몇시간 후면 사랑스럽고 귀여운 조카들과 가족들이  찌든 내 피곤을 이해하고 반겨주겠지,
연락 좀 자주하라는 남자친구의 타박을 육성으로 들으면 잠시나마 이 사진은, 잊혀지고 생활인으로 변신해 있겠지.



암 실 暗 室 구원 2013/08/31 00:10 by silentminority

죽도록사랑해도
구원은
그것과무관하다
그래서
다행이다


힘내 2013/08/23 01:48 by silentminority

라고 외쳐본다

#1.370g 2013/08/06 03:50 by silentminority


오늘 응급실 당직은 여느때보다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첫 콜은 환자 전원 문의.........가 아니라
환자 이송 통보였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병원 인근 모텔에서 18세 산모가 아기를 출산하는 중으로
현재 본원으로 이송중입니다. 산모 정보와 신생아 예상주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응급실에서 분만을 할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다급하게  베이비카와 이머전시 박스를 들고 내려갔다.
모든 당직이 총출동하여 대기하고 있는데

환자가 오지 않았다.

사산되었고 산모는 치료를 거부한다, 라고 들었다.

다행이면서도,허탈하게 우리는 철수했다.
우리못지않게 긴장탄 신생아실 나이트턴 간호사들에게
깜찍한 선물로 베이비카 안에 검은 봉지에 들은 커피를 선물했다.


두시간 후, 다시 연락이 왔다.

사산된 태아는 어떻게 처리하냐고 물었는데
나를 비롯한 윗년차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아는바가 없다고
전달했지만, 결국

회색 포에 덮인 아기가 왔다.
응급의학과 교수님과 함께 짐짓 태연한 척 숨을 고르고
포를 열어보니  태반과 함께 370g 의 핏덩이 같은 아기가
오른 팔이 잘린채로 누워있었다.

아이의 엄마는 생각보다 차분했고 추정되는 임신주수는
 20주 미만, 소생이 어려운 주수였다.
(국내에서는 23주, 내가 소속된 유닛은 25주를 기준으로 소생가능성을 본다)

확인해야할 기초정보만 듣고 아이의 엄마,
내눈에는 또한명의 아이가 영안실로 향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부축을 받고 걸어간다.

진료 받아야 한다고 설득해도 완강히 거부하는데다가
미성년자라서 보호자의동행이 필요한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

사망기록을 확인하고,

당직실로 향하는 내 발걸음도 무겁다.

119 구급대원의 기록지를 보고 추정해 본다.
모텔방에서 진통을 겪고 화장실에서 눈코입과 팔하나와 다리두개
눈을 뜨지 않고 숨도 쉬지 않는 작은 아기와
핏덩어리같은 태반이 나오고 난 후
어찌할줄을 몰라 결국 신고하고
출동한 대원들을 보고는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우기는 열여덟의 산모

저는 소아과 의사입니다. 산모를 진료하지는 않을거에요.
아기 상태를 확인하러 왔어요.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가 끝나고,

돌아서다가,

한마디를 더해주고 왔다.

수고했어요.오늘, 고생많았어요.



경찰에서는 부검이 필요할 수도 있어
아기의 시신을 냉장보관하겠다고 한다.


쉬이 잠이 오지 않는다.

every heart that is breaking , tonight
Is the heart of a child that he holds in his sight.

아버지가 누구이든, 네 과거가 어찌했든, 너의 어린날의 치기였든, 너의 당당한 선택이었든, 실수였든 간에
부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비록 온기 없이 세상에 나왔다 해도 너는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한 엄마였다.
그것은 책임과 의무를 동반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부디 너의 몸과 마음이 모두 엄마가 될 준비가 되었을때는
지금의 기억에서 자유하고 두손을  뻗어 안아주고 사랑해주기를 바래본다. 
네가 치료를 거부했던 것은 낙인이 찍힐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짐작해본다.
그러기에 나도 오늘 확인한 너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럴때는 나의 짧은 기억력이 고맙게 여겨진다.
이 글 속에 털어버리고 너의 미래를 위해기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핏덩이 같은 370g의 태아는 나에게 쉬이 잊혀질수 없을것같다.

나의 못다한 이야기는 여기에 고이접고 이제 잠을 청해야 겠다. 세시 사십구분 이천십삽년 팔월 육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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